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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상암] “김기동은 다르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FC서울 신임 사령탑의 자신감 [일문일답]

“최근 부진한 성적 탓에 선수들의 자존감이 떨어져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김기동은 다르다’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김기동 FC서울 감독(52)은 3일 오전 10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 참석, 취재진과 마주해 이같이 말했다. 서울 부임 후 첫 번째 공식 행사에서, 선수들과 팬들에게 당찬 포부를 전하며 찬란한 영광을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지난달 14일 서울의 제15대 사령탑으로 선임된 김기동 감독은 선수 시절 유공 코끼리·부천 SK·포항 스틸러스에서 활약했다. K리그에서만 501경기 출전하는 등 시대를 풍미한 미드필더 중 하나다. 지도자 커리어 역시 화려하다. 2013년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그는 2016년 친정팀인 포항으로 돌아와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본격적인 사령탑의 길을 걸은 건 2019년이었다. 김기동 감독은 당해 10월 포항의 지휘봉을 잡은 뒤, 그만의 특별한 커리어를 써 내려갔다. 김 감독은 5시즌 중 4차례나 파이널 A에 올랐다. 9위를 차지한 2021년에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준우승을 거머쥐는 등 놀라운 이정표를 남겼다. 상대적으로 자금력에서 열세인 포항이 꾸준히 눈에 띄는 성적을 남긴 건, 김 감독의 능력이 절대적인 지분을 차지했다는 평이다.김기동 감독은 부임 후 강상우(베이징 궈안) 송민규(전북) 팔로세비치·일류첸코(이상 서울) 등 매해 많은 선수단 변화를 겪었지만,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남기며 선수 육성·관리 부문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시즌 중 김기동 감독과 마주하는 상대 사령탑들은 김 감독이 보여주는 전술 변화에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김기동 감독의 포항은 지난해 마지막까지 ‘1강’ 울산 HD를 위협한 팀 중 하나였고, 대한축구협회(FA)컵 정상을 차지해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출전권까지 포항에 안겼다. 말 그대로 화려한 엔딩이었다.김기동 감독의 다음 행선지는 서울이었다. 서울은 김기동 감독을 제15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말 그대로 새로운 도전이었다. 서울은 지난 4시즌 연속 파이널 A 진출에 실패해 자존심을 구겼다. K리그 최고의 관중 동원력을 자랑하는 대표 구단이지만, 성적이 그에 미치지 못했다. 2016년 우승 뒤, 최용수·박진섭·안익수 감독 모두 ‘서울다움’을 보여주지 못했다.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자리다. 김기동 감독 역시 이번 결정에 대해 “쉬운 선택은 아니었다”라고 돌아봤다. 하지만 이내 “주위에서 ‘포항이니까 통했던 게 아닐까’라는 목소리가 들려오더라. 신경 쓰진 않았는데, 나를 평가할 때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새로운 도전의 계기가 된 셈”이라고 설명했다.이어 “부담이 없다고 하는 건 거짓말이다. 하지만 설렘이 더 크다. 서울의 찬란한 영광을 되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자신도 있다”라고 미소 지었다.한편 취재진은 김기동 감독에게 ‘상대해 본 서울은 어떤 팀이었고, 어느 부분을 바꿔야 할지’에 대해 물었다. 이에 김 감독은 “서울에 기술이 뛰어난 선수가 많다. 예전에 황의조·황인범, 지금 윌리안·기성용·조영욱 등 말이다. 우리가 경기를 지배하고 있더라도, 항상 부담스러운 팀이었다”면서도 “다소 아쉬움을 느낀 건 조직적인 부분에서였다. 기술로는 승리와 우승을 가져올 수 없다. 빨리 팀워크를 키워서, 팀이 하나가 되는 축구를 하려고 준비하고 있다”라고 힘줘 말했다.올해 목표에 대해선 ‘ACL 진출’을 외쳤다. 김기동 감독은 “주위에선 ‘6위만 해도 되지 않느냐’라는 말도 하더라. 나는 그거보다 높은 순위를 노린다. 지금 당장 우승을 논할 수 없지만, 올해는 ACL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그래야 구단의 가치도, 선수의 역량도 늘어나 좋은 팀이 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이번 동계 훈련에서 중점적으로 다룰 부분 역시 조직력이다. 김기동 감독은 “팀의 방향성에 대해 더 대화를 나눠야 할 것 같다. 조직 훈련에 더 공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말했다.특히 아직 잔류가 확정되지 않은 기성용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에 김기동 감독은 “전화로 긴 대화를 나눴다. ‘서울의 기성용이고, 기성용의 서울이지 않느냐’라고 얘기했다. 서울에 대한 애정이 큰 선수다. 좋은 선택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끝으로 김기동 감독은 선수들에게 “최근 스플릿 A에 가지 못해 자존감이 떨어져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들에게 ‘김기동은 다르다’라는 걸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를 믿고 도와준다면, 목표를 이뤄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라는 당찬 포부를 전했다.한편 서울은 오는 5일 구리 GS챔피언스파크에서 소집 훈련을 소화한 뒤, 9일 태국 후아힌으로 향해 2024시즌 담금질에 나선다.다음은 김기동 감독 일문일답. -서울 취임 소감은. “분명 쉬운 선택은 아니었다. 5년간 포항에서 부족하다면 부족하지만, 많은 성적을 냈고, 그러면서 올해 FA컵 우승도 했다. 이후 ‘변화를 줘야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했다. 그런 가운데 서울에서 제의가 오면서 많은 고민을 했다.”“주위에선 연이어 성적을 내니까, ‘김기동은 포항이니까 가능하지 않았을까’라는 얘기가 나오더라. 신경 쓰진 않았는데, 나를 평가할 때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도전의 계기가 됐다. 마침 서울이 손을 내밀어줬고, 새로운 도전을 서울에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부담감이 없다고 하는 건 거짓말이다. 상당히 있다. 하지만 새로운 도전에 있어서, 부담감보단 설렘이 크다. 잘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컸기 때문에 서울로 왔다. 올 한해. 서울이 ‘찬란한 영광’을 되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그럴 자신도 있다. 팬들에게 기쁨을 주고 싶다.”-이번 결정을 내리는 데 어떤 점이 가장 매력적이었는지, 그리고 제의를 받았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궁금하다.“(도전을) 포항에서도 할 수 있었지만, 이미 얘기했듯 주변에서 많은 분들이 나를 포항에만 적합한 지도자라고 생각하신 것 같았다. 나도 이제 그런 시선에서 벗어나, 새로운 팀에서 나의 능력을 펼칠 수 있고, 또 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서울이 나와 가장 어울릴 것이라 생각했다.”-서울 최근 관중 동원력 1위를 자랑하지만, 성적은 그에 미치지 못했다. 외부에서 진단했을 때 서울이 가장 먼저 바꿔야 할 점은 무엇인지, 그리고 ‘김기동의 서울’을 정리해 본다면.“어쨌든 관중이 많은 건 나에게 좋은 것 같다. 좋은 선수가 있고, 좋은 경기를 해야 팬들이 올 것이라 생각한다. 일단 서울이 가장 바꿔야 될 문제는 성적이다. 몇 년간 계속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서울은 한국의 리딩 클럽으로서 흥행을 이끌어야 하는데, 외부에서 봤을 때도 분명 아쉬운 부분이었다. 성적에 최대한 신경 써서, 서울이 좀 더 상위권에 있을 수 있도록, 팬들이 좋아하는 축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서울에 기술이 좋은 선수가 많다고 평했다. 그렇다면 향후 어떤 변화를 줄 것인지 궁금하다. 선수 영입일지, 전술의 변화일지 설명해 달라. “서울과 경기를 하며 부담스러운 점은 기술이 좋은 선수가 많았다는 점이다. 예전에 황의조· 황인범, 현재 윌리안·기성용·조영욱 등. 그런 기술적인 선수들 때문에 우리가 경기를 지배하면서도 부담스러웠다.”“다소 아쉬운 점은 팀의 조직적인 부분이었다. 기술이 좋은 선수가 많으면, 팀에 도움이 되겠지만 승리와 우승을 가져올 수 없다고 생각한다. 팀워크를 키우고, 새 조합을 찾아 원 팀이 되는 축구를 하려고 준비하고 있다.”-올해 목표가 상위 스플릿은 아닐 거 같다. 구체적인 목표를 전한다면.“주위에선 서울의 최근 성적이 좋지 않았기에 ‘6위만 내도 되지 않냐’라고 한다. 하지만 나는 그거보다는 높은 순위를 노린다. 지금 당장 우승을 논할 수 없지만, 올해는 ACL을 목표로 해서 준비하고 있다. 그래야 선수, 구단의 가치도 오르고 더 좋은 팀이 되지 않겠냐는 기대를 하고 있다.”-기자회견 전날 팀의 베테랑이 많이 떠났다. 아직 잔류가 확정되지 않은 기성용, 고요한의 거취도 궁금한데, 향후 계획은 어떤지.“짧은 시간이었지만 구단과 많은 미팅을 통해 향후 변화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몇 년 동안 성적이 안 좋으면서 어쨌든 감독님들만 책임을 지고 나간 상황이었다. 성적에는 서로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기에 최근 선수단 변화가 있던 것이다. 지금은 어느 정도 세대교체가 이뤄져 활력을 가져가야 할 생각과 기대를 갖고 있다. 두 선수, 이어 향후 선수 수급 등에 대해선 단장님과 소통하고 있다. 조만간 ‘좋은 선물을 주시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웃음).”-포항 시절 서울과 맞붙은 경험이 많다. 함께하고 싶었던 선수, 눈여겨본 선수가 따로 있었는지.“그 선수들은 다 나갔다(웃음). 황의조·황인범 등 말이다. 서울을 상대할 때 전방 압박, 높은 위치에서의 수비를 노렸는데, 기성용 선수 때문에 공략하기 힘들었던 경험이 있다. 워낙 탈압박 능력도 뛰어나고, 빌드업 능력도 갖췄다. 이제는 같은 팀으로 할 수 있게 되지 않았나. 아마 거꾸로 전방으로 나가는 게 더 수월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있다.”-포항 감독 시절 동해안 더비 통해 울산을 상대로 승리한 경험이 있다. 반면 서울은 울산은 물론, 전북을 상대로 크게 고전했다. 올 시즌 다른 모습을 기대해도 좋을지.“전북과 울산을 상대로 승리한다면 분명 더 높은 위치에 갈 수 있다. 하지만 경기, 시즌을 준비하면서 ‘이 팀만 이겨야 겠다’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 한 팀 한 팀 이겨나가야 좋은 위치로 갈 수 있다. 분명 울산과 전북은 좋은 상대가 될 거라 생각한다. 전북, 울산뿐만 아니라, ,모든 팀을 이겨서 좋은 성적을 이루고 싶다.” -‘포항이었기에 그런 성적을 이뤘다’라는 평가에 대해 언급했는데, 이제 서울처럼 빅클럽에 갔을 때의 관리 역량에 궁금해하는 시선이 많다. 포항을 이끌었을 때의 지도철학에 덧붙여, 서울에선 더 고려 해야 할 점이 있을지.“일단 포항에선 선수들하고 가깝게 지내며 가족적인 분위기를 만들었다. 향후 계획을 아직 생각해 보지 못햇지만, 서울은 개인적인 시간이 많은 것 같다. 주위에선 ‘선수들끼리 친밀한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지 못한다’라는 얘기도 들었다. 그런 부분에서 먼저 관여하고 싶다. 선수들과 수직적인 관계보단, 수평적인 관계를 원한다. 감독이 아닌 축구 선배로 다가가 편하게 지내며 고충을 들어주고, 그런 문제에 대해 해결해 주고 싶다. 지내다 보면 서로 간에 믿음이 생기지 않을까. 그런 믿음이 성적으로 이어질 거로 생각한다. 그런 준비를 하고 있다.”-선수 시절 발레리 니폼니시(러시아) 감독과 함께 하며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부분에서 영향을 받았고, 그런 의견에 동의하는지“많이 얘기했지만 전술적인 부분에 있어 그 당시 현대 축구를 뒤처지지 않는 걸 중요시 해야 한다고 느꼈다. 그런데 가장 중요했던 건 소통이었다. 그 당시만 해도 감독-선수는 불편한 관계였다. 당시 선수들 입장에서 많이 들어주셨다. 때로는 과격할 정도로 의견 나누고 충돌했는데, 그런 부분을 아주 원활하게 소통하면서 지냈던 기억이 난다. 그런 것들이 도움이 됐다.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도 그런 부분이 나의 큰 역량으로 이어진 것 같다.”- 포항 시절 어린 선수들 육성해 키워낸 선수가 많다. 아까 언급한 세대교체와 더불어, 서울에서 눈여겨본 선수가 있는지, 성장 가능성 있는 선수를 꼽는다면.“아직 출전이 적은 선수들은 데이터에 없다. 경기를 하면서 22세 이하, 강성진과 이태석과 같은 선수들은 기억이 난다. 이들은 앞으로 연령별 거쳐서 국가대표도 갈 선수라 생각한다. 같이 훈련하면서, 더 어린 선수를 챙겨볼 거다. 이들을 발전시키는 게 내 목표 중 하나다. 그래야 팀이 서로 경쟁하는 건강한 팀이 되지 않을까. 앞으로도 (선수들을) 지켜봐서, 성장시키도록 하겠다.”- 포항 관계자들은 ‘포항을 포항답게 만들어줘서 고맙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서울에서도 서울답게 만들 준비가 됐는지, 감독님이 생각하는 서울다움은 어떤 것일까.“그런 자신이 없었다면 여기에 안 왔을 것이다. 그게 두렵고, 부담감이 컸다면 서울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자신감이 있기에 왔다. 서울다움이라는 건, 관중·성적·흥행 모든 면을 이끌어가야 한다. 내 책임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일단 성적이 좋아야 모든 것들이 이뤄진다. 일단 성적을 내기 위해, 성적이 좋아야 서울다움이 나올 것이다. 더 신경 써서, 정진하도록 하겠다.”- 단장님께 선물을 받길 원한다고 언급했다. 선수 영입할 때 원하는 스타일이나 주목하는 능력이 따로 있는지.“기본적으로 축구 스타일이 개인에 치우치지 않는 팀적인 축구를 원한다. 그런 부분을 생각하고 있다. 중원에선 볼을 길게 끄는 선수보단. 빨리 직선적으로 보내주고 정확하게 해줄 수 있는 선수를 원한다. 수비에선 터프한 선수를 바란다. 축구라는 게 밋밋하면 재미없지 않나. 같이 싸워주고, 부딪혀 줄 선수가 필요하다. 수비에선 와일드함, 중원에선 직선적인 플레이가 필요하다. 공격 쪽에선 빠르면서, 해결해 줄 수 있는 선수를 원한다. 개인의 뛰어난 역량보다도, 팀에 빨리 적응해서 우리의 스타일에 맞을 선수를 찾고 있다.”- 오는 9일 동계 훈련 떠나는데, 이번 겨울 중점적으로 심어주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체력적, 정신적인 것들은 프로선수가 갖춰야 할 기본이다. 그런 점에 대해선 얘기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일단 나도 처음 왔으니, 선수 조합에 대해 더 고민을 하고, 팀의 방향에 대해 선수들과 얘기를 해야 할 것 같다. 팀의 방향이 어디로 가고, 어떤 축구를 할지 말이다. 조직적인 부분에 훈련을 해야하지 않을까. 일단은 조직 훈련에 대해 많이 중점을 두어야 할 것 같다.”- 선수들에게 또 다른 의미가 될 것 같다. 선수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몇 년 동안 자꾸 스플릿 A를 가지 못해 선수들의 자존감이 떨어져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부분에 대해, 선수들한테 ‘김기동이 다르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감독인 나를 믿었으면 좋겠다고 얘기를 해주고 싶다. 나를 믿고 따라와 준다면 (목표를) 이뤄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 서울 팬들 사이에선 김기동 감독의 부임을 많이 기다렸다는 얘기가 많다. 팬들에게 메시지 남긴다면.“다른 얘기를 하고 싶진 않고, 올 한해 서울 팬들이 정말 환호하고 웃음이 떠나지 않는 좋은 축구를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 바로 전날 2023 KFA 올해의 감독상 받은 후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스스로 목표가 있으니 서울을 택했을 텐데, 어떤 발전을 원하는지.“사실 도전이라는 건 포항에서도 계속해도 된다. 포항도 1년 1년이 도전이다. 하지만 그 안에서의 도전보단, 새로운 환경에서의 김기동을 보여주고 싶었다. 새로운 도전에서 성공을 이뤄낸다고 한다면, 또 새로운 도전이 나타날 거고, (도전을) 선택할 것이다. 이런 순환을 이어가기 위해선 공부가 필요하고, 발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서울을 살리는 데 힘을 쓰겠다.”-기성용 선수와의 재계약에 대해 언급했는데, 어떤 얘기를 나눴는지. 그리고 서울에 포항 출신 선수가 많은데, 따로 나눈 얘기가 있는지.“기성용 선수하고는 전화 통화를 오래 했다. 빨리 계약을 했으면면 좋겠다고 했다. ‘서울이 기성용이고, 기성용이 서울이지 않냐’고. 빨리 계약을 해서 좋은 축구를 해보지 않겠냐고 얘기했다. 기성용 선수가 서울에 애정이 많다는 걸 느꼈다. 아마 좋은 선택을 하지 않을까.”“서울에는 임상협, 권완규 등 포항 출신 선수들이 있다. 내가 데려온 건 아닌데 와보니까 있더라(웃음). 올해 많은 활약을 못 했던 것 같은데, 올해 재기할 수 있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이미 훈련을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내가) 어떤 축구를 원하고, 어떤 스타일인지 알고 있을 것이다. 기존 서울 선수들한테 그런 부분에 있어 잘 이끌어 줬으면 좋겠다고 얘기를 나눴다.”-서울을 살리고 다음 스텝을 밟겠다고 언급했다. 서울을 살린다는 의미는 리그 우승인지, 우승컵이 될 수 있을지.“일단 (우승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당장 ‘올해 우승을 하겠다’보단, 올해 최대 목표는 ACL 목표로 스타트한다. 이후 상황을 보며 기회가 주어졌을 때, 분명히 우승할 수 있는 기회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기회를 잡아서 내가 서울에 있는 동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것이 개인적인 목표다.”- 포항 시절 유니폼, 트레이닝복 등에 디자인 관여를 했다고 알려져 있다. 포항과 서울의 팀 컬러가 비슷한데 이 점이 마음에 드는지 궁금하다. 이어 프런트, 단장님과 대화를 나눴을 때 어떤 느낌이었는지.“유니폼 색깔이 같아 마음이 편하다(웃음). 단장님과도 소통하고 있는데 편안하다. 동료 같은 느낌이다. 선후배 느낌도 난다. ‘이렇게 친해도 되나’ ‘이렇게 말을 편하게 해도 되나’ 생각이 들 정도다.”“앞으로도 소통을 하면서, 구단에서도 문의를 하면 언제든 할 의향이 있다. 경기장에서는 트레이닝 복을 많이 입는데, 상황을 봐서 좋은 곳을 알아봐서 잘 디자인해서 입어보도록 하겠다(웃음).”서울월드컵경기장=김우중 기자 2024.01.03 11:53
프로축구

‘임상협 선제골+황의조 데뷔’ 서울, 홈 개막전서 인천 제압... 수원은 광주에 패배

국내 프로축구 K리그1(1부) FC서울이 비시즌 기간 영입한 임상협의 결승 골로 개막전에서 승리했다.서울은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2023 1라운드 홈 개막경기에서 인천 유나이티드를 2-1로 이겼다. 서울은 2019시즌 이후 4년 만에 열린 홈 개막 라운드에서 상암을 찾은 홈 팬들에게 승리를 안겼다. 또한 서울은 인천과 맞붙는 ‘경인더비’에서 7경기 만에 승전고를 울렸다. 서울은 인천을 상대로 최근 6경기 무승(3무 3패)으로 부진했다.비시즌 공격수를 대거 영입해 창끝을 강화한 안익수 서울 감독은 4-4-2 포메이션을 꺼냈는데, 최전방에 황의조와 박동진을 꺼냈다. 서울 주장으로 선임된 일류첸코(독일/러시아)는 벤치에서 대기했다. 유럽 재도전을 위해 잠시 K리그로 복귀한 황의조는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며 눈길을 끌었으나, 공격 포인트는 올리지 못했다.서울의 선제골은 포항 스틸러스를 떠나 상암벌에 둥지를 튼 ‘이적생’ 임상협에게서 나왔다. 전반 21분 감아차기 슛이 한번 골키퍼 선방에 막혔던 임상협은 기어코 득점을 터뜨렸다. 전반 29분 인천 미드필더 신진호의 패스 실수를 틈타 공 소유권을 얻어낸 임상협은 왼발로 감아차는 슛으로 왼쪽 골문을 뚫었다. 상대 수비와 골키퍼 사이를 노린 슛이 정교했다.서울은 후반에서도 공세를 이어갔다. 황의조, 박동진이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후반 23분엔 나상호의 슛이 인천 골대를 때렸다. 인천 골문을 계속 두드리던 서울은 후반 25분 수비수 김주성이 쐐기 골을 터뜨렸다. 그는 기성용의 크로스를 헤딩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서울은 후반 42분 오반석에게 실점했지만, 점수 차를 끝까지 지켰다.지난해 K리그2(2부) 우승을 차지해 1시즌 만에 1부로 올라온 광주는 개막 첫 경기부터 수원을 잡았다. 0-0으로 맞서던 후반 43분 교체로 들어온 아사니(알바니아)가 페널티 박스 부근에서 강력한 왼발 슛으로 수원의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 시즌 가까스로 1부 잔류에 성공한 수원은 새 시즌 안방에서 자존심을 구겼다.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2023.02.25 18:59
산업

전통제약사의 연매출 30% 이상 증가...대원제약에 무슨 일이

대원제약이 감기약 등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올해 처음으로 매출 4000억원을 돌파했다. 3분기 만에 2021년 매출액을 뛰어넘은 대원제약은 매출 5000억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대원제약이 올해 호흡기 제품의 강세로 역대 최대 실적을 내고 있다. 대원제약은 올해 3분기에 매출 1222억원과 영업이익 14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5%와 125% 늘어난 수치다. 코로나19 재유행 등으로 감기약 제품이 많이 판매되면서 3분기 만에 지난해의 매출 3391억원을 뛰어넘었다. 3분기 누적 매출이 3563억원에 달한다. 영업이익도 387억원으로 전년 동기 87억원 대비 4.5배나 증가했다. 계절적인 성수기인 4분기에도 견조한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여 매출이 5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대원제약 관계자는 “올해 호흡기 제품들의 판매가 늘면서 매출이 증가했다. 내년에는 5000억원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도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 모두 성장하면서 매출 신장을 이어나가고 있다. 김형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원제약의 2022년 매출액은 4764억원, 영업이익 508억원으로 전년 대비 34.5%, 161.4%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급성장하는 바이오 회사가 아닌 전통의 제약사에 연매출 30% 이상 증대는 놀라운 실적이다. 3000억~4000억원 덩치로 작지 않은 규모에도 이 같은 성장세는 그야말로 어닝서프라이즈다. 대원제약은 4년 전인 2018년에도 2836억원으로 매출 3000억원을 넘지 않았던 제약사다. 호흡기 제품 등의 고성장세에 힘입어 4년 만에 매출이 2배나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의 제약사의 경우 바이오 회사와는 달리 10% 매출 신장 실적을 올리는 것도 버거운 게 사실이다. 더군다나 덩치가 커질수록 더욱 힘든 과제라 신사업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대원제약은 호흡기 관련 제품이 강점이다. 전문의약품 분야에서는 코대원(진해거담제)의 매출이 폭풍 성장했다. 코대원의 2021년 매출이 167억원이었는데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이 벌써 428억원을 뛰어넘었다. 올해 코대원의 매출만 4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일반의약품의 콜대원의 경우 기존 70억원에서 연간 300억원 규모로 약 5배 성장하며 외형 확대를 이끌고 있다. 대원제약이 개발한 신약 펠루비(해열진통제)도 꾸준한 매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 264억원, 2021년 287억원 매출에 이어 올해 3분기 누적 벌써 288억원을 기록해 2021년의 매출액을 상회했다. 올해 처음으로 300억원 돌파가 기대되는 등 매출 증대에 기여하고 있다. 대원제약이 5000억원을 넘어 ‘1조원 클럽’을 겨냥하기 위해서는 내수 매출만으로는 역부족이다. 대원제약은 내수 매출 비중이 97.52%를 차지하고 있다. 수출 비중을 늘려야만 1조원 클럽을 향한 중장기적인 목표를 세울 수 있는 상황이다. 대원제약은 동남아·중남미·중동·아프리카 등 30여 개국에 제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매출액은 크지 않다. 오너가인 백승열 대원제약 부회장은 100년 기업을 향한 새로운 출발을 알리고 있다. 우선 펠루비는 러시아에 진출하는 등 해외 시장에서 성과가 기대되고 있다. 또 중국 화동제약과 공동개발 중인 당뇨병 치료제가 중국 임상 2상 시험을 마치는 등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여기에 대원제약은 만성질환 치료제 분야를 강화하는 등 사업 영역을 더욱 넓힐 예정이다. 백승열 부회장은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제약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각오를 새롭게 다졌다"며 "글로벌 시장 개척과 신성장동력 발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12.09 07:01
프로축구

[IS 포커스] K리그 여름 이적 시장 화두 "어디 좋은 공격수 없나요"

프로축구 K리그 구단들이 공격수 영입에 몰두하고 있다. 잘 나가는 공격수가 있으면 팀 성적이 향상될 확률이 높다. 울산 현대는 외국인 공격수 레오나르도(7골·브라질)와 엄원상(8골)의 활약으로 리그 선두에 올랐다. 3위 제주 유나이티드는 주민규(12골)가 최전방을 책임진다. 개막 전 하위권으로 평가받았던 포항 스틸러스도 공격수 허용준(6골)과 임상협(5골)의 깜짝 활약에 힘입어 5위를 달리고 있다. 반면 핵심 공격수가 부재한 팀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강원FC는 공격수들의 연이은 부상 탓에 강등권인 10위에 자리했다. 리그 11위 수원 삼성도 골 결정력을 가진 공격수가 없다. 이병근 수원 감독은 “공격을 마무리해줄 선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리그 최하위 성남FC는 뮬리치(3골·세르비아)가 부진하다. 지난달 20일 K리그 이적 시장이 열리자 많은 팀이 공격수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기량이 좋은 공격수를 데려오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이적료를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시·도민 구단은 출자 가능한 예산이 적다. 기업구단이라 할지라도 코로나19 여파로 투자 여력이 예전만 못하다. 외국인 선수 영입은 쉽지 않다. 시즌이 끝난 유럽에서는 선수 이적이 활발하다. 유럽 구단과의 ‘머니게임’에서 밀리는 국내 구단이 이적 시장 마감(7월 15일) 전에 수준급 선수를 데려올 가능성이 작다. 한 이적 시장 관계자는 “좋은 선수는 비싸서 못 데려온다. 중간급 선수는 구단 마음에 들지 않는 것 같다. 현재 외국인 선수를 데려오더라도 적응할 시간이 부족해서 문제”라고 말했다. K리그 구단들은 국내로 눈을 돌렸다. 관심을 가장 많이 받는 선수는 지난 시즌 K리그2(2부) MVP(최우수선수) 출신 안병준(32·부산 아이파크)이다. 2부에서 2020시즌 21골, 2021시즌 23골을 기록한 안병준은 북한 국적자라 외국인 선수로 분류되지 않는 장점이 있다. 공격수 영입이 절실한 수원은 안병준 영입을 위해 팀 내 젊은 유망주를 묶은 트레이드를 추진했다. 여기에 변수가 생겼다.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올 시즌 리그 14골을 터뜨린 공격수 무고사(몬테네그로)가 일본 J리그 비셀 고베로 이적했다. 고베는 인천에 이적료 100만 달러(11억원)를 지급하고 무고사를 데려갔다. 인천은 거액의 이적료를 갖고 이적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적 시장 관계자들은 “인천이 참가하면서 시장이 한층 더 뜨거워졌다”고 입을 모은다. 인천은 무고사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안병준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검증된 외국인 공격수 일류첸코(전북 현대·독일/러시아)에게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인천 관계자는 “안병준과 일류첸코는 영입 리스트에 있다. 다양한 플랜으로 이적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고 했다. 조성환 인천 감독도 “여름 이적 시장에서 해외 선수를 영입하는 건 리스크가 크다. 국내에서 찾겠다”고 말했다. 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2022.07.01 04:30
경제

노바백스 마지막 '글로벌 코로나 백신' 가능성

경구용 코로나 치료제의 출시가 임박하면서 노바백스가 마지막 '글로벌 코로나 백신'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8일 외신에 따르면 유럽의약품청(EMA)이 미국 제약사 노바백스가 개발한 코로나 백신의 조건부 판매 승인 신청에 대한 평가를 시작했다. EMA는 “제출된 자료가 해당 백신의 효과·안전성·품질을 보여주기에 충분할 만큼 탄탄하고 완전하면 조건부 판매 승인에 대한 의견은 몇 주 내에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도 SK바이오사이언스가 품목허가를 신청한 노바백스의 코로나 백신에 대해 연내 허가를 목표로 심사 진행 중이다. 김강립 식약처장은 17일 간담회에서 노바백스 백신에 대해 “올해 안에 허가 완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의 허가 이전이라도 주어진 자료에 안전성과 효과성이 만족할만한 수준이라면 승인하겠다는 방침이다. 노바백스 백신이 미국과 유럽, 한국 등에서 승인이 난다면 마지막 글로벌 코로나 백신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화이자, 모더나, 얀센, 아스트라제네카 등이 코로나 백신을 널리 공급하고 있다. 이들 4개사에 노바백스 백신까지 추가된다면 내년에도 글로벌 물량 공급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게다가 인구대국인 중국과 러시아는 자체 개발 백신인 시노팜, 스푸트니크V를 각각 사용하고 있다. 한국도 SK바이오사이언스가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코로나 백신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이 허가된다면 국내 백신 주권 확보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유럽과 미국 허가를 위해서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데다 백신 공급량도 어느 정도 충분하기에 ‘글로벌 백신’으로 성장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 한국 등 선진국들의 백신 공급은 충분한 상황이다. 경구용 치료제도 출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노바백스가 마지막 글로벌 백신 지위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경구용 코로나 치료제 출시가 임박하면서 백신의 절대적 지위도 낮아지고 있다. 식약처는 머크(MSD)의 먹는 코로나 치료제 '라게브리오'(성분명 몰누피라비르)의 긴급사용승인을 검토하고 있다. 이르면 연내에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몰누피라비르는 우리 정부가 선구매를 추진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다. 지금까지 발표된 임상 결과를 보면 몰누피라비르를 코로나19 증상 발현 닷새 내에 투여할 경우 입원·사망 확률이 약 5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먹는 코로나 치료제는 간편하게 복용하는 것만으로도 코로나 확진자의 중증 악화를 막을 수 있어 '단계적 일상회복' 과정에서 입원자 및 중환자 급증을 막아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여기에 화이자의 먹는 코로나 치료제 '팍스로비드'도 있다. 한국화이자는 이달 10일 팍스로비드의 품질, 비임상 자료에 대한 사전검토를 신청한 상황이어서 식약처가 사전검토를 진행 중이다. 화이자는 경구용 치료제에 대해 선진국을 제외한 국가에 복제약까지 허용했기 때문에 승인이 떨어지면 빠르게 치료제가 공급될 전망이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11.18 12:15
경제

주가 낮을 때 지분 늘리는 제약 오너가 2·3세들

제약업계 오너 2·3세들이 지분을 늘리며 경영 승계를 위한 밑거름을 다지고 있다. 회사 보유지분이 적어 지배구조가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이들은 최근 공격적인 지분 매입으로 안정적 경영 승계와 주주가치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사냥에 나서고 있다. 2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정유석 일양약품 부사장이 제약 오너가 중 가장 활발한 지분 매입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유석 부사장은 10월에만 모두 7차례나 장내 매수를 통해 지분을 확보했다. 수량과 규모는 크지 않지만, 꾸준히 매수하며 야금야금 지분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정 부사장의 지분은 3.92%였다. 주가가 떨어진 4월부터 지분 매입에 나선 정 부사장은 4.06%까지 늘린 상태다. 정도언 일양약품 회장의 21.84%에 이어 정 부사장은 2대 대주주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일양약품은 코로나19 치료제 이슈로 인해 주가가 급등했다. 약물 재창출 방식으로 일양약품의 신약 슈펙트가 다시 조명받았고, 러시아에서 임상이 진행되며 기대감을 키웠다. 경구용 코로나 치료제 가능성이 불거져 일양약품의 주가는 지난해 최고가인 10만6500원까지 치솟았다. 2019년 8월 30일 1만7500원 최저가로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5배 이상 껑충 뛴 셈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실패로 다시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27일 현재 3만10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정 부사장은 2만~3만원대로 주가가 원점을 찾아가자 주식을 매입하기 시작했다. 뿔난 주주들을 달래고 안정적인 경영 승계 준비를 위한 움직임이었다. 올해만 20차례 이상 장내 매수를 보이자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김동연 일양약품 대표가 내년 임기가 만료된다. 정유석 부사장이 김동연 대표 후임으로 일양약품을 이끌어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승영 대한약품 부사장도 최근 지분을 늘렸다. 지난해 이승영 부사장의 지분은 5.77%였다. 10월 현재 0.14% 늘어난 5.91%다. 대한약품은 올해 4월 26일 4만5850원으로 최고를 찍은 뒤 최근 3만원대를 횡보하고 있다. 이승영 부사장도 정유석 부사장처럼 주가가 비교적 저렴한 시점에 지분을 매입했다. 10월 7일과 8일 각 1000주, 500주를 평균 2만9000원대에 매수했다. 이윤우 대한약품 회장(20.74%)에 이어 오너가 3세인 이 부사장은 2대 대주주에 자리하고 있다.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는 이 부사장은 2002년 대한약품에 입사한 뒤 20년 동안 꾸준히 주식을 매수해왔다. 2006년 지분율이 1.12%에 그쳤지만 차근차근 지분을 늘려나갔고, 현재 6% 가까이 소유하며 지배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특히 이 부사장의 경우 20년간 경영 수업을 받아왔기 때문에 승계 시점을 다가왔다. 아버지 이윤구 회장이 77세 고령이라는 점에서 이 부사장이 앞으로의 역할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2016년 등기임원에 오른 이 부사장은 창업주 이인실 선생의 3세대 중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하고 있기도 하다. 중견 제약사 2·3세들은 경영 승계를 위해 지분율을 높여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런 가운데 허승범 삼일제약 부회장과 남태훈 국제약품 대표도 올해 장내 매수를 통해 지분율을 소폭 높였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10.28 07:01
경제

말만 무성했던 GC녹십자, 얀센 백신 논의 결실 맺을까

GC녹십자가 미국 존슨앤존슨의 자회사 얀센과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을 협의하고 있다. 코로나19 치료제·백신과 관련해 말만 무성했던 녹십자가 과연 결실을 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CMO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녹십자가 얀센과 접촉하고 있다. 이번 주 얀센의 관계자가 녹십자 CMO의 전진기지인 청주 오창공장에 방문하기로 하는 등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는 녹십자가 지난해 10월 생산능력을 인정받아 코백스 산하의 전염병대응혁신연합(CEPI)과 맺은 5억 도즈 이상의 백신 시설 계약 중 일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녹십자의 오창공장은 연간 10억 도즈를 생산할 수 있는 훌륭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이로 인해 코로나19 치료제·백신 생산에 녹십자가 한발 앞서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허은철 녹십자 대표도 CMO 사업 본격화를 위해 전남 화순과 오창공장에 흩어졌던 백신과 혈액제제 공정을 일원화하기도 했다. 하지만 치료제와 백신 생산은 녹십자의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국내에서 독보적인 혈액제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녹십자는 코로나19 혈장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녹십자가 코로나19 혈장치료제 개발에 나서자 업계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었고, 허은철 대표는 “혈장치료제를 국내 환자들에게 무상으로 공급하겠다”고 선언해 더욱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지난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건부 허가 불허로 꿈을 접어야 했다. 임상 2상 시험에서 치료 효과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암울한 평가를 받았다. 혈장치료제 개발을 미련 없이 접은 녹십자는 CMO 사업에 집중했다. 그러나 지난해 CEPI와 맺었던 5억 도즈에 관한 본계약조차 1년 가까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애를 태웠다. 오창공장 활용 극대화를 위해 녹십자는 러시아 백신의 CMO도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의 세 번째 백신으로 긴급 승인된 코비박의 CMO를 녹십자가 맡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코비박을 개발하고 있는 추마코프연방과학연구소는 지난 3월 녹십자의 오창, 화순공장을 방문한 바 있다. 녹십자 관계자는 CEPI 계약과 관련해 “어떤 제약사의 백신을 얼마만큼 생산할지에 대해 CEPI와 논의하고 있다. 아직 생산을 시작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8.30 07:01
경제

[제약 CEO] 허은철 GC녹십자 대표, 백신·치료제 CMO 사업 확장 승부수

GC녹십자가 코로나19 백신·치료제 생산 관련 이슈로 시선을 끌고 있다. 오너가 2세 허은철 대표가 이끄는 녹십자는 비록 코로나 혈장치료제 개발을 사실상 중단했지만 청주 오창공장에 위탁생산(CMO) 전진기지 구축 등 사업 다각화로 새로운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다. 통합완제관 구축 CMO 사업 확장, 모더나 백신 유통 시너지 녹십자는 국내에서 독보적인 혈액제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혈액제제는 사람의 혈액 중 액체 성분인 혈장을 원료로 하는 의약품이다. 혈장에서 단백질을 물리·화학적으로 분리해낸 뒤 만드는 고순도 작업이다. 이런 녹십자가 코로나 혈장치료제 개발에 나서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게다가 허은철 대표가 “혈장치료제를 국내 환자들에게 무상으로 공급하겠다”고 선언해 더욱 기대감이 높았다. 그러나 녹십자의 혈장치료제 개발 꿈은 수포로 돌아갔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전문가 자문회의인 검증자문단은 지난 11일 녹십자의 혈장치료제 지코비딕주에 대한 조건부 허가를 불허했다. 자문단은 녹십자의 임상 2상 시험은 치료 효과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조건부 허가를 얻어내지 못한 녹십자는 임상 3상을 포기하는 등 치료제 개발을 사실상 접었다. 녹십자는 코로나 치료제 개발을 빠르게 포기했다. 수익성 측면에서 과감한 결단이다. 코로나 치료제 개발은 천문학적인 금액이 투입해야 하는데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는 시점에서 개발을 완성한다고 하더라도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녹십자는 국내에서 코로나19의 고위험 환자들이 드물어 임상을 위해 환자를 모집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등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혈장치료제를 접는 대신 녹십자는 CMO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백신과 치료제 등 다양한 의약품 CMO를 준비하고 있다. 녹십자는 2분기 도입 예정인 모더나 코로나 백신의 허가와 유통을 맡고 있다. 식약처 검증자문단이 모더나 백신의 예방 효과를 인정하면서 국내 공급을 앞두고 있다. 모더나 백신은 2분기 도입 예정이고 정부는 4000만 회분을 확보했다. 12일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은 모더나 백신에 대한 수송 모의훈련을 진행하기도 했다. 모의훈련은 유통업체인 녹십자가 참여한 가운데 충북 오창읍의 녹십자의 물류창고와 대구·김포의 거점창고 및 지역접종기관에서 진행됐다. 녹십자 관계자는 “정확히 언제 도입될지는 알 수 없지만 모의훈련까지 했기 때문에 조만간 공급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달청으로부터 모더나 백신 유통과 관련해 약 400억원을 수주한 녹십자는 모더나에게도 일정 부분의 수수료를 얻게 되는 구조다. 북미공장과 치료제 과감한 손절, 수익성 확대 초점 녹십자의 모더나 백신 유통은 CMO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녹십자는 지난해 CMO 사업 본격화를 위해 오창공장에 통합완제관을 완공했다. 이는 전남 화순과 오창공장에 흩어졌던 백신과 혈액제제 공정을 일원화한 시설이다. 오창 통합완제관은 고객사 의약품의 충전과 포장 서비스를 맡는다. 오창공장은 연간 10억 도즈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 모더나가 국내에 백신 생산 시설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유통을 맡은 녹십자도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녹십자는 지난해 10월 생산능력을 인정받아 코백스 산하의 전염병대응혁신연합(CEPI)과 5억 도즈 이상의 코로나 백신 시설 계약을 맺기도 했다. 녹십자 관계자는 “어떤 제약사의 백신을 얼마만큼 생산할지에 대한 본계약을 CEPI와 논의하고 있다. 아직 생산을 시작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CEPI는 신종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으로 2017년 다보스포럼에서 출범한 국제 민간기구다. 러시아 백신과 관련한 위탁생산에도 근접하고 있다. 러시아의 세 번째 백신인 코비박의 CMO를 녹십자가 맡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코비박을 개발하고 있는 추마코프연방과학연구소는 지난 3월 녹십자의 오창, 화순공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녹십자는 “관계자들이 3월에 방문한 건 확인된 사실이다. 하지만 이후 일정에 대해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코비박 백신은 세계보건기구(WHO)에 사전적격성평가를 신청하는 등 글로벌 수출 절차를 밟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허은철 대표의 선택과 집중이 부각되고 있다. 그는 지난해 7월 북미시장 진출을 위한 포석으로 삼았던 캐나다 혈액제제공장과 미국 혈액원을 과감히 매각했다. 지지부진했던 사업을 털어내는 대신 매각자금 5500억원을 손에 넣으면서 유동성을 확보했다. 녹십자는 지난해 디지털헬스케어 플랫폼 기업인 유비케어를 인수하는 등 디지털 헬스케어 확장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CMO 사업 등 신사업들을 살펴보면 수익성 확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그렇지만 최대 과제인 글로벌 진출 목표는 여전히 요원한 상황이다. 미국 시장 진입을 위해 면역글로불린 제제 GC5107(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 10%)의 미국식품의약국(FDA) 심사가 진행되고 있다. 녹십자는 내년 2월쯤 FDA 최종적인 심사가 나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면역글로불린 제제 시장 규모는 81억 달러(약 9조1000억원)에 달한다. 허은철 대표는 “예고 없이 찾아오는 위기에 대응하고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늘 성실히 준비하고 항상 깨어있어야 한다”며 채찍질을 하고 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5.14 07:01
경제

[클릭 K바이오] 차세대 백신 주권 확보 나선 염정선 백신연구소 대표 "면역증강제로 치료·항암 백신 개발"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으면서 백신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우리의 몸은 기후와 환경의 변화 등으로 독해진 바이러스들과 치열한 사투를 벌이고 있다. 여기에 신변종 감염병에 대한 경계심이 강화되면서 ‘백신 주권’ 확보에 대한 열망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각종 감염성 질환을 대비하기 위해 신 플랫폼 기술로 차세대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차백신연구소의 염정선 대표를 지난달 28일 경기도 판교의 차바이오컴플렉스에서 만났다. 기존 대비 100배 항체 형성 효과, 국내 유일 S등급 특허 미생물학을 전공한 염정선 대표는 바이러스를 오랫동안 연구해왔다. 미국 시러큐스대에서 분자생물학 박사 과정을 마친 뒤 목암생명과학연구소에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세균에 대한 한국형 분리주를 개발했다. 2000년 차백신연구소의 전신인 두비엘의 창립멤버로서 백신 개발에 전념하고 있는 그는 “독자적으로 개발한 면역증강 플랫폼기술을 활용해 만성 B형 간염 치료백신, B형 간염 예방백신, 대상포진 백신과 같은 감염성 질환의 예방 및 치료를 위한 차세대 백신과 다양한 난치성 암을 치료하는 항암면역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 벤처”라고 설명했다. 면역증강제에 독보적이고 특화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차백신연구소는 지난 3월 기술성 평가를 통과했고, 지난달 26일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하는 등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면역증강제와 관련해서는 국내에서는 따라올 기업이 없을 정도로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염 대표는 “글로벌 기업도 쉽게 보유하지 못하는 S등급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9등급 중 최고 단계다. 선제적으로 개발했기 때문에서 국내에서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한국발명진흥회의 특허분석시스템인 키워트 KEV(Keywert KeyValue)는 한국, 미국, 유럽의 등록 특허에 대해 권리성, 기술성, 활용성을 평가해 9등급으로 평가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염 대표는 “면역증강제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 중에 GSK와 화이자, 사노피 정도만 S등급을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면역증강은 백신의 효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방식이라 각광받고 있다. 염 대표는 “면역증강제란 면역증강 및 항원전달 기능을 통해 백신 항원에 대한 면역반응을 증진시키는 물질을 의미한다”며 “일반적인 면역증강제는 항체를 형성하는 체액성 면역반응(항체 생성)만을 유도한다. 반면 당사의 면역증강제는 체액성 면역반응뿐만 아니라 T세포를 활성화시키는 세포성 면역반응(항원 공격)까지 유도해 백신 효능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차백신연구소의 면역증강제 L-pampo는 기존에 사용되던 면역증가제 알룸(알루미늄 화합물) 대비 100배 이상의 항체 형성 효과가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면역증강 플랫폼 기술로 항암, 대상포진 등 백신 확장성 극대화 한국은 코로나 백신 개발이 늦으면서 ‘백신 주권’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른 국가가 개발한 코로나 백신에 의존하다 보니 접종이 선진국들에 비해 늦고, 수급도 여의치 않은 게 현실이다. 염정선 대표는 한국의 코로나 백신 개발이 늦었던 이유에 대해 “현재 개발된 코로나19 백신은 mRNA나 바이럴 벡터와 같은 신규 플랫폼 기반이 중심이다"며 "사실 이러한 기술들은 이전까지는 백신에 실제 활용되지 않았던 기술이다. 모더나 등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전부터 개발은 하고 있었기에 코로나 때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내는 재조합 백신이 중심이다. 재조합 백신은 항원을 안정적으로 만들기 위한 세포주를 개발, 제조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렇다 보니 개발이 상대적으로 늦을 수밖에 없었다”고 분석했다. 모더나와 화이지 코로나 백신은 mRNA 기술이 적용됐다. 존슨앤존슨, 아스트라제네카를 포함해 러시아의 스푸트니크V 백신이 바이럴 벡터 기술을 사용했다. 그렇지만 염 대표는 “현재 국내 개발이 늦어지기는 했으나 안전성과 효능이 검증된 재조합 백신이 다양한 변이 등에 대처할 수 있는 적절한 대책이다”고 말했다. 앞으로 코로나처럼 백신 주권 확보 실패를 답습하지 않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차백신연구소의 행보가 주목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염정선 대표는 “백신 접종률은 점차 확대되고 있는 등 백신 시장의 전망은 밝은 편”이라며 “신변종 감염 질환의 발생이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또 기존 대비 타깃이 세분화되면서 백신 접종 범위도 확대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술이 발달하면서 예방백신을 넘어 치료백신으로 그리고 감염성 질환을 넘어 만성질환을 대상으로 하는 백신 개발도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전망은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B형 간염 백신 1억명 중국시장 목표, 글로벌 생명공학 기업 꿈 차백신연구소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건 B형 간염 치료백신이다. B형 간염 백신의 경우 환자가 1억명에 달하는 중국 시장 진출을 겨냥하고 있다. 염 대표는 “현재 진행이 가장 빠른 B형 간염 백신의 경우 임상 2b상을 진행 중이다. 예방백신을 맞아도 항체가 생기지 않는 이들에게 예방 효과를 부여하는 ‘무반응자 대상 임상’도 준비 중이다”고 설명했다. 치료백신은 ‘건강한 사람’에게 접종해 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하는 예방백신과는 달리 ‘환자’에게 접종해 그 질환을 치료하는 것이 목적이다. 만성질환의 경우 면역반응이 낮아 치료 되지 않고 그 질환이 계속 지속된다. 면역세포를 속이고 피하는 암 세포를 인식하게 하고, 다시 싸우게 하는 항암백신도 치료백신과 원리가 비슷하다. 염 대표는 “항암백신은 개발이 어렵고, 현재까지 허가된 제품도 거의 없다. 최근 ‘병용요법’이 각광 받으면서 항암백신에 새로운 길이 열렸다고 본다. 백신은 항암제와 달리 독성이 없어 부작용에서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면역증강제는 항암백신의 효과를 높여주는 효과가 있고, 면역성 자체도 높여준다. 그런 차원에서 항암백신 개발에 최적화되어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차백신연구소는 면역증강제를 활용한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다. 그는 “대상포진 백신은 세계적으로도 제품이 많지 않다. GSK의 싱글릭스가 나오면서 제품 시장이 3배(3조원)로 커졌다. 우리 제품은 동물 효능 기준으로 GSK와 비슷한 수준이고, 통증이 없다는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두비엘 때부터 20년 경험을 가진 연구 개발 중심인 차백신연구소는 제품 개발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기초 체력을 다져왔다. 염정선 대표는 “지금까지 개발해온 파이프라인들을 기술 이전을 하고, 그를 통해 들여온 라이선스 비용을 다시 연구 투자에 집행하는 선순환 구조를 갖추는 것이 향후 5년의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직원들이 함께 즐겁게 일하면서 긍정적인 시너지를 내고, 강한 기술 기반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생명공학 기업으로 도약하고 싶다”며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판교=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5.07 07:00
경제

종근당 코로나 치료제 허가 불발, 멀고 먼 국산 2호 치료제 탄생

2호 국산 코로나19 치료제 탄생이 미뤄졌다. 종근당이 개발하고 있는 코로나19 치료제 '나파벨탄주'의 조건부 허가가 불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8일 전날 첫 번째 전문가 자문회의인 검증 자문단 회의 결과, 조건부 허가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더는 자문 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임상 3상 시험을 지원할 방침이다. 종근당의 나파벨탄주는 췌장염 치료제로 쓰던 전문의약품이다. 러시아에서 임상 2상 시험을 진행하고 이달 8일 식약처에 조건부 허가를 신청했다. 나파벨탄에 코로나19 치료 효능·효과를 추가하기 위한 변경 허가를 신청한 것이다. 검증 자문단은 환자 104명을 대조군 51명과 시험군 53명으로 나눠 수행한 임상 2상 시험 자료를 검토했다. 임상에서 나파벨탄주를 시험군에 10일간 투여한 결과 임상적 개선 시간이 시험군과 대조군 모두 11일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아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결론을 냈다. 바이러스 검사 결과가 양성에서 음성으로 전환되는 시간도 시험군과 대조군 모두 4일로 차이가 없었다. 일부 중증 고위험군에서는 시험군과 대조군 간에 통계적 유의성이 나타났다. 하지만 자문단은 이 임상시험이 해당 환자군을 대상으로 계획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검증 자문단은 임상 2상 결과만으로는 이 약의 치료 효과를 인정하기 충분하지 않아 효과를 확증할 수 있는 추가 임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에 종근당은 3상 시험을 통해 효과를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이 개발한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가 국산 1호 코로나 치료제다. 2호 치료제로 종근당이 유력했지만 식약처의 1차 관문도 통과하지 못했다. GC녹십자와 대웅제약이 2호 치료제 후보로 꼽히고 있다. GC녹십자는 코로나 혈장치료제 허가 신청을 위해 임상 2상에 집중하고 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1분기 안에 분석을 완료한 뒤 4월에는 식약처에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GC녹십자는 지난해 12월 임상 2상 시험 대상자에 대한 투약을 마치고 데이터를 분석 정리하고 있다. 특히 혈장치료제는 실제 의료 현장에서 치료 목적으로 쓰이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총 41건의 치료목적 사용 승인을 받았다. 대웅제약은 경구형 치료제 호이스타정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 임상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대웅제약 역시 종근당처럼 임상 2상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외 부광약품, 신풍제약, 크리스탈지노믹스, 동화약품, 이뮨메드, 녹십자웰빙 등이 코로나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 2상 시험을 하고 있다. 그렇지만 업계에서는 코로나 백신 접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 치료제 개발에 대한 동력이 무뎌졌다는 평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임상 3상은 많은 비용이 들어가고 성공 확률도 통상 10% 미만이라 조건부 허가를 받지 못한 제약사가 시도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3.18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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